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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를 합니다/육아일지

도곡 궁 산후조리원 후기

 
임신 확인하고 얼마 안됐는데...!
유명한 산후조리원은 바로 마감된다는 소리에 급하게 예약했던 도곡궁 산후조리원.
 
내가 다니던 도곡함춘 산부인과와 연계된 산후조리원은 도곡궁과 한아름 두 개가 있었고...
둘 다 장단점이 있어 모두 예약을 걸어놨다. 12월생 아기들은 아무래도 다른 달보다 적어서인지 모두 예약 가능했다.
 
도곡궁- 프라이빗한 공간, 산모 온전한 휴식 , 극찬 후기 마사지 / 조리원 동기 사귈 분위기 아님


한아름- 모자동실, 적극적인 케어, 조리원동기/새벽수유콜 등으로 산모의 휴식 시간 부족 및 프라이빗한 분위기 아님
 
 
인터넷이나 주변 지인으로 부터 들은 후기에 따라...
나는 온전한 나의 휴식을 원했기에..
결국 조금 더 프라이빗하고 산모 휴식에 초점을 맞춘 도곡궁에 방문하게 되었다.
 
 
도곡궁은 세가지 단계가 있는데
나는 제일 낮은 단계인 suite룸을 예약했다.
답답할까 걱정했는데 방크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넓고, 창이 트여있어서 답답함 없이 편안한 분위기였다.
 
 

내가 있던 방은 창 밖으로 동산이 있어서
나무도 많고, 눈이 내리는 날은 눈 쌓인 산이 참 예뻤다.
거실엔 냉장고, 티비, 공기청정기, 옷장, 소파, 유축기, 식탁 등이 있었다.

요기는 거실에서 바라본 침대 쪽.
도곡궁은 전 실 모두 모션베드가 설치되어있는데.. 
제왕절개 산모였던 나는 눕고 일어나는데 조금 힘들었어서 모션베드가 있어서 넘 좋았다.
어찌나 감사했던지...!
그리고 베개는 라클라우드 베개였는데... 첫날 저 베개를 배고 잠이 스르륵 드는 걸 느껴...
조리원 나와서 나와 남편 따로 구매해서 지금 사용하고있다. 잠자리 예민한 1인으로서 베개 강추!
 

 
화장실에는 비데와 좌욕기도 설치되어있었고.
화장실 바닥이 어찌나 따뜻하던지, 샤워하고 나서 바닥이 따뜻해서 몸보신되는 느낌이였다.
열 많은 남편은 땀을 뻘뻘..ㅎㅎ 난 아주좋았다.
좌욕기도 매일 1~2회씩 사용했다. 마사지받고 나서 좌욕기 하면 더 좋은 느낌.
 

회사에서 보내준 과일바구니. 조리원 입소날 도착해있어서 감동.

 
 
식사는 다른 후기들에도 엄청 많이 나와있는데 다들 극찬하시는대로 정말 맛있었다.
아침, 점심, 저녁 외에도 간식 3번이 나오는데, 사실 다 먹기에는 양이 많아서 남겨가면서 먹었다.
평상시에도 간을 슴슴하게 먹는걸 좋아해서 입맛에 딱 맞았다. 집에서도 이렇게 차려먹고 싶을뿐 ㅠㅠㅠ
 

이거 가운데 메뉴 제일 맛있었다....

 
 
도곡궁은 마사지가 유명하다.
나는 임신하고 총 18키로가 쪘는데...(눈물..ㅠ)
조리원에서 나올 때 14키로가 빠지고. 4키로가 남은채 나왔다. (지금은 근데 2키로가 더 찜....실화냐)
 
마사지는 기본 2회가 포함되어있고, 난 6회를 추가해서 받았다.
마사지 해주시는 선생님들 전반적으로 실력이 좋으셨고,
총 네 분께 받았는데 한 분 제외하고는 다 만족스러웠다. 압이 약하고 간지러운 느낌.
8번 중에서 에스테틱 실장님께 4번 받았는데 특히 좋았다.
 
 
도곡궁에서 제일 좋았던 점을 꼽으라면 가슴마사지와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휴무일 이틀 제외하고 낮에는 조리원에 계셔서 언제든 마사지를 받을 수 있었다.
나도 아기를 낳기 전엔 가슴마사지? 뭐가 중요한가 싶었는데...
 
젖이 돌기 시작하면...가슴이 탱탱 붓고 아프기 시작한다...
젖몸살이 오기도 함. 나는 병원에서부터 젖이 돌기시작해서...
가슴이 엄청 아파졌는데... 조리원에 오자마자 선생님이 봐주셔서 젖몸살 없이 수월하게 지나갔다.
선생님이 만져주고 나면 뭉쳐있던 가슴이 완전 말랑말랑해지면서 아주 편안해진다.
 
 
또 선생님이 열정적이시고, 마사지 뿐만 아니라 수유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알려주셔서
처음엔 모유수유 길어야 한달? 정도만 하자, 나오면 나오고 안나오면 어쩔수 없고 이런 마음이였는데
수유 자세도 잘 봐주시고 아가 특성에 맞게 조언도 해주시고 옆에서 자신감도 불어넣어주셔서
퇴소할 즈음에는 거의 모유위주의 수유를 했다.
 
출산 하고 몇분의 은인을 만났는데. 그중에 한분이심 
한달 정도 생각하던 모유수유를 결론적으로 120일까지 했다. 덕분인지 울 아기는 키 상위 1퍼센트.
 
 
 
신생아실은 아가 3명에 선생님 한분 정도로 케어해주시는 듯 했다.
아침이든 저녁이든 새벽이든 방문할때마다 아가들 정성껏 봐주고 계셨고,
아가들 울고 정신없이 케어하시는 중에도 유축한 젖병 가져다 드리면 수고했다고 친절하게 얘기해주셔서
외로울 수 있는 조리원 생활에서 정신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
 
또 방으로 아가 데려다주고 데려갈때도 한번 더 아가한테 말걸어주시고 칭찬해주시고,  프로의식이 대단하다 느껴졌다.
 
 

친구들이 보내줬던 jw메리어트 크리스마스 케이크

친구들이 조리원으로 케이크를 보내주어서
밤에 근무하시는 선생님들께도 나눠드리고 남편과도 맛있게 먹었다.
 
코로나 시국이라, 남편은 출퇴근을 해야해서... 첫날 마지막날만 함께 하고 나머지는 나 혼자 지냈는데...
외로울 거라 생각했지만
세시간 마다 돌아오는 유축
8번의 마사지
방으로 찾아와주시는 요가 수업 두 번
퇴소 전 원장님의 퇴소교육(엄청 알차고 많은 도움이 됨)
 
등등 하다보면 외로울 새 없이 순식간에 지나갔던 거 같다.
 
 
 
도곡궁에서 좋은 기억만 있던 것은 아니다.
남편이 퇴소하고 나 혼자 방에서 아기 수유를 하고있는데....
갑자기 누가 비밀번호를 누르더니 웬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게 아닌가.........
나는 가슴은 다 오픈되어있고 너무 놀란 나머지 얼어버렸다.
 
그 남자분도 놀라서 급히 문을 닫고 죄송합니다. 하고 가버렸는데...
나는 넘 놀라고 당황스러워서......어버버 하고 있다가
아기를 데리러 선생님이 오자마자 엉엉 울어버렸다.
 
여기가 방마다 도어락이 있는데.. 비밀번호가 전부 동일했던 나머지... 옆방 남편분이 착각해서 잘못 들어온 거 였다....
그분도 실수하신거라는데.....
가서 탓할수도 없고...........
도어락 비밀번호를 왜 동일하게 설정한건지.........ㅠㅠ
이 점은 개선을 요청하고싶다... 선생님들의 출입 때문이면 방 호수로 각각 다르게 설정하는건 어떨지요.... 
 
살면서 외간 남자에게 가슴을 오픈당할일이 뭐가 있냐구요......
또 출산 직후라... 감정이 요동칠 때라...생각만하면 울컥울컥 올라왔다.
 
내 방은 이후 비밀번호를 변경해줬고.
그 남편분도 선생님들을 통해 죄송하다고 전달하시긴했지만....속상한건 어쩔수 없는것...
 
 
또 세탁물이 두번 다른 산모분거랑 바뀌어있기도 했다.
퇴소날에는 속옷과 압박스타킹이 누락되어서...결국 잃어버린채 나왔다...
문자로 요청드렸는데 알아봐주시겠다더니 그 뒤론 답장이 없었다.
그냥 버린 셈 쳤다...
 
그땐 아기 케어하느라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냥 지나갔는데
쓰다보니... 좀 그랬네...ㅠㅠ
 
 
도곡 궁 산후조리원...
불만인 점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선생님들이 최선을 다해서 아기도 돌봐주시고
맛있는 음식, 훌륭한 마사지를 비롯한 여러 산후조리와 아기 돌보는 방법 배우기 등등 좋은 점이 많았다.